한 대학교수가 축하용 화환 대신 쌀을 받아 불우이웃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중앙대 이명천(45.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인사 등 축하 화환이나 난을 받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 쌀로 대신 받고 있다. 가톨릭 신자인 이 교수는 이렇게 모은 쌀을 수녀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의 한지체장애인 보호시설에 전달해왔다. 이 교수가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화환이나 난이 잠시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낭비적일 뿐 실속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지난 97년 처음으로 학교 보직을 맡으면서 축하난을 받았는데, 일생에 처음 있는 일이라 반가왔지만 곧 당황스러웠다"면서 "한두개도 아니어서 처치하기도곤란할 뿐더러 10만원 안팎이나 하는데 낭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 교수의 뜻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동조자도 늘어 지난달 말에는 이 교수의 한 고향 후배가 식당을 개업하면서 화환대신 받은 쌀을 2.5t 트럭에 가득 실어이 교수에게 갖다 주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번에 받은 쌀은 수재민들에게 갖다줄 계획"이라며 "화환 주고받기같은 과시적인 습관 대신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