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면 귀향길의 차량 정체와 피로, 그리고 과식과 과음이 몰고 온 후유증으로 인해 좋지 않은 기억이 남곤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명절병, 그 예방책과 치료법을 을지대학병원 김용철(金鎔徹.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귀향길 안전운전 귀향길 정체된 도로 위에서는 운전방법이 단조로워 피로가 가중되고 자칫하면 졸음 운전이 되기 쉽다. 따라서 2시간마다 차를 세워 10분 이상씩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힌 채 15초 동안 멈추기를 교대로 반복하는 체조가 운전자의 피로회복과 정신 집중에 도움이 된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운전석에서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천장까지 손을 뻗는 동작을 되풀이하면 좋은 스트레칭이 된다. 또 밀폐되고 좁은 공간의 공기는 쉽게 탁해져서 머리를 무겁게 하고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게는 두통, 호흡기 질환, 근육긴장, 혈액순환 장애 등을 일으킬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 동안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멀미가 나면 옆으로 눕는 것보다 차가 달리는 방향과 일치하게 앞좌석을 뒤로 젖혀 눕는 것이 도움이 된다. ▲먹거리 조심 적응력이 약한 소아들은 물론 성인도 연휴기간에는 과음.과식으로 소화기 장애를 초래하기 쉽다. 연휴 때 쉬는 약국이 많으므로 간단한 소화제 정도는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명절에는 음식을 많이 준비하기 때문에 그만큼 상하기도 쉽다. 설사가 난다고 굶는 것보다는 보리차를 충분히 마시고 죽이나 소화가 잘되는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발열을 동반한 심한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일 때에는 반드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치료를 받도록 한다. 음식은 반드시 60도 이상이나 10도 이하에서 저장하고 데워 먹을 때에는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3분 이상 가열해서 먹는 것이 좋다. ▲환자들의 건강관리 지병이 있는 환자와 귀향길에 동행할 때에는 사전에 응급상황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김 교수는 "식혜, 떡, 각종 부침과 고기 등 대체로 기름지고 달짝지근한 명절음식은 고 열량, 고 콜레스테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농도를 증가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환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뇨환자의 경우 과식으로 인한 배탈이나 설사를 조심해야 한다. 혈당을 저하시켜 혼수상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가 소금기를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고이는 울혈성 심부전이 올 수 있다.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어디서나 응급상황에서 먹을 수 있는 약을 준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응급처치 요령 명절준비를 위해 요리하다가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민간요법으로 화상 부위에 소주나 간장, 된장 등을 바르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흐르는 물로 화상 부위를 씻고 가제로 가볍게 감싼 뒤 병원으로 가야 한다. 그런가하면 음식을 만들다 손가락을 베어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절단된 경우에는 가제에 싼 후 비닐에 넣어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고 이 비닐봉투를 차가운(4도) 생리식염수에 담아서 병원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이 과정에서 지혈제를 뿌리거나 절단된 손가락을 소독용 알코올에 넣는 경우 조직이 망가져 접합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하게 체했을 때는 소금물을 몇 잔 마시게 하고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구토를 유도한다. 토사물에 의한 질식을 방지하기 위해 몸을 약간 옆으로 눕히고 옷을 헐렁하게 풀어준다. 성묘나 산행에서는 가끔 벌에 쏘여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집게로 독침을 빼내고 항히스타민제를 바르면 호전되는데, 최근에는 말벌에 쏘여 침독에 의한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