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도로 대관령(평창 도암-강릉 주문진) 교량 구간이 신축공사 과정에서 바람에 의한 진동정도를 확인하는 풍동(風洞)실험을 실시하지 않아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은 13일 `건설현장의 자연생태계 훼손실태 및 과제'라는 주제의 국토연구원 세미나 자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서 국장은 "한국도로공사가 초속 30m가 넘는 강풍이 자주 부는 대관령 지역에 대형교량을 다수 설치하면서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풍동실험을 실시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제2의 성수대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각 등의 토목구조물은 물리적으로 볼때 중력에 의한 수직방향에서 가해지는 종적인 압력 위주로 설계된다"면서 "이로 인해 수평방향에서 가해지는 횡압에는 취약한데 설계과정에서 횡압의 주 요인인 풍동에 대한 고려와 측정은 안전설계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터널 속에서 고속으로 달리던 차량이 터널 밖으로 나와 갑자기 강풍에 부딪히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부를 수 있다"면서 "궁여지책으로 강풍의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을 곳곳에 설치했지만 근본대책은 못되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조만간 2차 현장조사에 착수,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에 대한 실태조사 자료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에 대해 "풍동실험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대관령 구간에 설치된 풍향.풍속계를 이용해 일일 풍속을 측정하고 있으며 이달중 세부적인 측정을 위해 풍속계를 보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96년 12월 착공, 공사비 7천151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완공한 영동고속도로 4차선 확장공사 구간에는 33개의 교량과 5개의 터널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