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충북 영동의 한 산골마을이 용담댐 방류로 마을 앞 교량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12일째 고립생활을 하고 있다. 12일 군에 따르면 12가구 30명의 주민이 사는 양산면 가선리 장선마을은 지난달1일 집중호우 때 마을 앞 금강에 놓인 교량(길이 150m, 폭 4m)이 물에 잠겨 바깥세상과 두절됐다. 그러나 당시 불어난 강물이 빠질 즈음 상류 용담댐이 초당 100-400t의 물을 흘려 보내며 교량 전체가 또다시 침수돼 주민들이 12일째 바깥세상 구경을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화마저 끊겨 구호품과 의약품 공급은 물론 마을 사정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인근 마을 김찬만(55)씨는 "교량 전체가 12일째 물에 잠겨 강 건너 주민들과 먼발치서 대화를 나눌 뿐"이라며 "다행히 비 피해는 크지 않지만 환자 등이 제때 병원을 가지 못해 불편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산면 관계자는 "용담댐관리단에 방류량을 줄여 달라고 요구했으며 소방서 협조를 얻어 보트 등으로 의약품과 구호품이라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동=연합뉴스) 박병기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