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동인동에서 '분도석유주유소'를 경영하는 김현철씨(42) 부부가 11일 열린 '제1회 대구시 장애인 합동결혼식'의 장애인 부부들을 위해 이들의 신혼여행 경비 5백36만원을 내놓아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김씨가 내놓은 돈은 이날 결혼식을 올린 이준용(62·지체장애2급),김정희씨(61·지체장애1급) 부부 등 장애인 부부 8쌍의 제주도 신혼여행 경비로 소중하게 쓰이게 된다. 10여년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여행은 고사하고 결혼식 다음날도 기름배달을 해야 했던 김씨는 이날 결혼식을 올린 장애인 부부들이 '신혼여행은 꿈조차 못 꾸는' 또 다른 슬픔을 겪지 않게 하려고 오래전부터 신혼여행비 지원을 계획했다. 젊은 시절 석유배달을 하다 일거리가 없을 때는 빈 기름통을 옆에 끼고 무료급식소를 전전했던 어려운 시절에 대한 기억 탓에 김씨의 이번 선행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7년부터는 연말마다 지역 사회복지시설의 난방연료를 공급해 왔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사회복지시설의 '음식나누기 사업(푸드뱅크)'을 위해 사용하라며 승합차 2대를 내놓기도 하는 등 남몰래 선행을 계속해 오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