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스승과 제자가 입장이 바뀐 상태로 다시 만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한국공항공사 항공기술훈련원이 10개 개발도상국 항공관계자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위성항행시스템(GDPS) 국제교육과정에 태국의 녹펀 몽클루씨(56)가 자신이 20년전 지도했던 홍동식 교수(53)의 제자로 참가한 것. 지난 70∼80년대만 해도 한국은 항공기술이 뒤떨어져 홍 교수가 태국의 항공전문교육기관인 민간항공연수원(CATC)의 몽클루 교수로부터 항행안전시설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나,이제는 한국의 항공기술이 훨씬 앞서나가 입장이 바뀌게 됐다. 몽클루씨는 20년 전부터 항로를 구성하고 이·착륙을 지원하는 기본시설인 전방향무선표지시설(VOR),거리측정시설(DME) 등에 대해 가르쳤지만 이번 교육과정에서 홍 교수의 제자로 참석해서는 첨단기술인 위성항행안전시스템에 관해 배웠다. 위성항행시스템은 인공위성을 통해 비행기의 위치를 1m 이내의 오차범위 안에서 파악할 수 있는 항공기 안전에 필수적인 첨단시설. 몽클루씨는 "태국은 항공기술이 그동안 정체됐는데 한국은 발전을 거듭해 태국을 크게 앞질렀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이런 교육이 계속 실시된다고 들었는데 태국의 많은 동료들이 와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언하겠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한국은 80년대 초반까지 항공관련 국내교육기관이 없어 지난 78년부터 8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방콕에서 위탁교육을 받았는데,당시 나를 가르쳤던 몽클루씨를 스승이 아닌 제자로 다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전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