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이 다가오지만 국립공원 설악산과 오대산이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등산로 곳곳이 유실돼 관광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또 경포와 정동진 등 동해안 대부분의 관광지도 큰 피해를 당해 당분간 관광객을 맞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설악산 및 오대산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설악산의 경우 관광객이 가장 즐겨찾는 등산로인 소공원∼비룡폭포, 소공원∼울산바위가 등산이 통제되고 있다. 인제 남교리 매표소∼대승령∼흑석동 구간과 장수대∼대승폭포 구간도 등산로가 유실된 상태이고, 백담사∼봉정암∼소총,중청,대청 구간의 경우도 완전한 상태로 복구되지 않아 당분간 오르기 힘들 전망이다. 국립공원 오대산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넓은 바위와 계곡이 장관인 소금강쪽 등산로가 계곡을 가로지른 교량 25개 가운데 15개가 유실돼 등산이 불가능하다. 이곳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중순까지도 정상적인 등산로 복구는 어려울 전망이다. 강릉 경포대 부근은 경포대(정자) 아래 절벽이 유실, 붕괴 등의 위험 때문에 비닐로 덮여진 상태고, 진입로와 정자를 비롯한 경포호수 주변 곳곳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됐다. 해돋이 명소인 정동진은 모래시계 공원의 담장이 무너지고 모래시계 공원∼정동진역을 연결하는 백사장이 끊긴데다 온통 쓰레기가 뒤덮고 있어 고즈넉한 모습을 잃었다. 동해시 무릉계곡은 진입로가 유실됐으며 최근 관광객이 크게 몰렸던 삼척 환선굴도 진입이 어렵다. 오대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단풍철 이전에 복구작업이 마무리되려면 예산 배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이종건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