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경남 하동과 산청, 거창, 함양으로 연결되는 지리산 자락 등 수백 곳 수백㏊에 걸쳐 심한 산사태가 발생,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추가 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9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와 임도 붕괴, 산간 계곡인 야계(野溪) 훼손 등이 서부 경남일대에 사상 최대규모로 발생, 금명간 피해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나 내년 우기까지 전면 복구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도가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는 피해규모는 산사태 243개소 317.4㏊, 임도 54개소49.9㎞, 야개 29.9㎞ 등이며 현장 조사가 마무리되면 더 늘어날 예정이다. 산사태는 합천 93개소 39㏊, 하동 15개소 90.3㏊, 산청 45개소 39.3㏊, 거창 52개소 57㏊, 함양 9개소 61㏊ 등으로 잠정집계되고 있으며 하동 청암에서 산청 산장, 함양 마천, 거창 웅양.가북 등으로 연결되는 지리산 곳곳이 흉하게 유실되고 패어있다. 산사태와 임도 유실, 야개 훼손 지역은 작은 피해지점까지 일일이 센다면 함양군 마천면에서만 100여곳에 이르고 하동군내에 150여곳이나 되는 등 모두 500여곳이넘을 것으로 도는 추산하고 있다. 또 함양군 마천면 일대 주민들은 산사태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본 이후에도 추가산사태를 우려해 더 이상 마을에서 사는 것이 불안해 집단이주를 추진하고 있는 등 산사태는 깊고도 넓은 후유증을 남겼다. 도와 시.군에서도 산사태 등으로 인가를 덮친 토사와 나무 등을 치우고 일부에는 비닐을 덮는 등 응급복구를 해놓았지만 곳곳에서 추가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 도는 산림환경연구원과 시.군 공무원들을 통해 정확한 피해조사를 마무리하고 복구를 위한 설계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6월까지 끝낸다는 방침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산림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피해가 워낙 심해 일정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여기다 산사태 복구 공사를 위한 전문업체도 도내에는 1곳에 불과해 공사를 진행한다해도 제대로 공사가 진행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는 버섯재배시설 등 사유시설을 포함해 산사태 등 총 태풍으로 인한 총 산림피해액을 411억원으로, 산사태 복구비는 180억원 정도로 보고 있는데 복구를 위한 설계에만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복구공사까지 걸릴 기간을 감안하면 올 가을은 물론내년 우기까지 공사 마무리가 힘들 경우 추가 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내년 5-6월까지 산사태 지역에 대한 항구복구를 할 예정이나 시간에 비해 워낙 피해규모가 커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 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