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 백혈병 등 온 가족이 불치의 병에 걸려 힘겹게 생활하는 불우이웃을 위해 마을 주민 전체가 나섰다. 경기도 안양시 안양9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이 마을 전순화(63.여)씨 가족을 돕기 위해 지난달 31일 일일찻집을 열어 모두 1천100만원을 모금, 전씨 가족에게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민이 200만원을 낸 것을 비롯, 폐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70대 생활보호대상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온 주민이 참여했다. 이처럼 마을 주민 전체가 나선 것은 전씨 가족의 눈물겨운 생활상 때문이다. 어머니 전씨는 당뇨병으로 수년째 고통을 겪고 있고 큰아들(27)은 장폐색, 작은 아들(25)은 백혈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다.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가족이라곤 막내딸(22)이 유일하다. 딸은 어머니와 두 오빠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낮에는 직장에 나가고 퇴근 후에는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장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 10여시간을 일해도 총 수입이라곤 월 100만원을 넘지 않아 치료비는 고사하고 세끼 식사조차 버거운 형편이다. 이계학 동장은 "안양9동은 안양에서도 가장 생활수준이 낮은 빈촌이지만 주민모두가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십시일반 성금을 냈다"며 "이번 성금이 전씨 가족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양=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