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재해지역에서 수재민들과 군병력, 자원봉사자 등이 며칠째 비지땀을 흘리며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나 자치단체의 재해구호비 지급이 늦어져 수재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현재 수재민들이 관계법령에 의해 받을 수 있는 구호비 종류는 응급생계구호비와 장기생계구호비, 생계보조비, 침수주택수리비, 주택복구비, 세입주자 보조비, 무상양곡지급 등이다. 그러나 이중 지금까지 수재민들이 받은 지원금은 수재민 대피소에 있는 동안 받았던 하루 2천300원 안팎의 응급생계구호비가 고작이다. 침수주택수리비의 경우 현재 동사무소나 면사무소별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도와 보건복지부의 실사까지 마쳐야 지급이 가능하며 부서진 주택에 대한 복구비 또한 시와 건설교통부의 이중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각 자치단체 재해대책본부는 수재민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재해복구비나 구호비의 지급시기 등에 대해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주택이 파손된 경우에는 '전파' '반파'로 나눠 복구비용을 차등지급 하도록 돼 있으나 그 기준이 모호해 복구작업을 마친 수재민과 공무원들간의 마찰이 예상된다. 일부지역은 피해조사가 끝날때까지 침수피해 현장을 보존하지 않으면 정부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해 수재민들이 내부청소를 해놓고도 3~4일째 침수피해를 입은 물건 등을 정리하지 못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밖에 무상양곡지급이나 장기생계구호비, 생계보조 등 나머지 구호비도 기초, 광역, 중앙정부의 2~3중 조사까지 끝나야 지급될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현재 집행되고 있는 지원금은 수재민들을 위한 생활지원비 보다는 대부분 도로복구 같은 기간망 응급복구작업에 투입되고 있다"며 "이 작업이 마무리 되면 수재민들을 위한 구호비가 본격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