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제15호 `루사'로 인한 실종자가 가장 많은 강원도내에서 수색작업이 연일 계속되고 있으나 큰 진척을 보지 못한 채 가족들을 애태우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6일 현재 강원도내에서 발생한 인명피해 143명 가운데 실종자는 43명. 그러나 수해가 워낙 크고 엄청나 대대적인 작업에도 불구하고 실종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어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산사태가 발생, 차량 10여대가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강릉시 왕산면 오봉댐 인근에서는 6일 낮 굵은 빗방물이 떨어지는 가운데 인명구조견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졌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3명의 사체만 수습됐을 뿐이다. 이날 오전에는 강릉시 박월동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이 벌어졌으나 역시 실종자 찾기에는 실패했다. 이는 엄청난 폭우로 사망 추정자들이 실종지역에서 하류로 멀리까지 떠내려간데다 산사태로 흙이 두껍게 쌓였고 해류의 영향으로 실종지역과 상관없는 해상까지 사체가 밀려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종자 찾기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엄청난 폭우로 한마을 주민 11명이 한꺼번에 급류에 휩쓸려간 강릉시 강동면 대동마을의 한 실종자는 마을에서 20㎞가량 떨어진 금진 바닷가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때문에 실종자 수색작업이 벌어지는 곳이면 어김없이 유가족들이 찾아와 시신이나 찾게 해 달라고 절규하는 모습으로 숙연케 하고 있다. 강릉소방서 박명식(朴明植)방호구조과장은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마지막 한명의 실종자까지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름앞으로 추석이 다가왔지만 가족을 잃었으면서도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수해민들의 가슴은 그래서 더욱 아프기만 하다. 이에따라 강원도재해대책본부는 군ㆍ경 등으로 합동구조대를 편성, 구조탐색장비와 구조견 등을 활용해 실종자가 발생한 24곳에서 대대적인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