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이 채 마르지 않은데다 가옥 침수로 교과서를 잃은 학생도 많아 당분간 정상수업이 불가능합니다." 충북 영동 수해지역 학교들이 속속 개학하고 있으나 출석률이 부진하고 교실 복구와 물 공급도 제대로 안돼 정상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비로 교실이 완전히 물에 잠겼던 황간초등학교는 5일 개학했으나 전교생 3백64명 가운데 2백여명만 등교했다. 이 학교는 개학에 앞서 군 장병 등의 도움을 받아 교실 바닥과 운동장에 수북이 쌓인 진흙을 제거하고 흙탕물에 젖은 책·걸상을 씻어냈지만 수업 진행은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상당수의 학생이 가옥 침수로 교과서와 학습도구 등을 분실했고 수돗물조차 나오지 않아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다. 김홍중 교장(57)은 "휴교 4일 만에 개학했으나 도저히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학생 현황 파악과 생활지도 차원에서 간단한 조회를 한 뒤 모두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상촌중학교 이영본 교장(61)은 "운동장이 자갈밭으로 변했고 물조차 나오지 않아 오전수업을 한 뒤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있다"며 "다음주에나 정상수업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동교육청은 교과서를 잃어버린 수해지역 학생들의 초·중학교 전 과목 교과서 3천여권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