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독촉하는 사돈과 사채업자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체를 태운 혐의로 4일 경찰에 붙잡힌 일당 4명은 시체를 태우는 과정에서 자신들은 태연히 술과 고기를 먹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모(28)씨 등은 최근 박씨의 사돈 윤 모(27)씨가 빌려간 3억원을 갚을 것을 독촉하자 지난 6월 5일 돈을 갚겠다고 윤씨를 불러내 이튿날 충북 충주시 노은면 가신리 야산에서 목 졸라 살해한 뒤 일단 윤씨의 시체를 그곳에 암매장했다. 이들은 그러나 윤씨 가족의 실종신고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7월 중순 심하게 부패한 윤씨의 시체를 꺼내 100여㎞ 떨어진 경기도 평택 부근 고속도로 다리 밑으로 옮겨 드럼통에 넣고 시너를 뿌린 뒤 불에 태웠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여유있게 삼겹살과 소주를 먹었으며 시체가 다 타자 뼈를 수습한 뒤 이를 인근 하천에 버렸다. 박씨 등의 범행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지난 8월 8일에도 박씨에게 1억원을 갚을 것을 독촉하는 강 모(33)씨를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서 같은 수법으로 살해한 뒤 시체를 평택 박씨의 외삼촌 집으로 옮겨 외삼촌 가족들이 자고 있는 집 마당에서 태우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이 때에도 박씨 등은 태연히 소주와 개고기를 먹으면서 시체를 태웠으며 타고 남은 뼈는 인근 하천에 버렸다. 결국 이번 사건은 1990년대에 잇따라 벌어진 `지존파', `막가파', `영웅파'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인간이 지닌 잔혹성이 끝이 없음을 다시 한 번 일깨우게 했다. (천안=연합뉴스) 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