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낙과 피해가 속출해 추석 이후 일부 과일의 수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낙과 피해가 큰 사과와 배의 경우 당분간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여 추석 이후에도 10∼20%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유통업계가 설 선물용 청과세트 제작을 위해 과일류 물량 확보에 들어가는 10∼11월께는 극심한 물량 부족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의 청과담당 김상헌 바이어는 "8월말은 과실 생장에 중요한 농약살포기인데 이 시기에 비가 많이 온 바람에 농가에서 살포 기회를 놓쳤다"면서 "이에 따라 과일의 상품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낙과 피해로 과일 물량이 많이 줄어 설 선물용 청과세트 제작을 위해 과일 물량 확보에 나서는 10∼11월께는 물량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또 낙과 피해가 없는 과일도 비로 인해 수분을 많이 머금고 영양분 공급도 제대로받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 양재동 농협유통의 황상현 바이어는 "이번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고 일조량이 적어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고 과형도 안 좋은 게 많다"며 "배의 경우 내년 설선물용 세트의 가격이 예년에 비해 10% 안팎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