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을 불과 20일여 앞두고 태릉선수촌에 전국을 휩쓸고 있는 '아폴로 눈병(급성 출혈성 결막염)'이 급속도로 번져 초비상이 걸렸다. 태릉선수촌에는 부산아시안게임을 대비해 15개 종목 350명 선수가 훈련중인 가운데 `메달 밭'인 레슬링과 유도, 여자하키, 태권도 등에서 총 20명이 집단적으로발병해 훈련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금메달 6개를 목표로 잡은 레슬링은 그레코로만형의 유력한 우승후보 김인섭(66㎏.삼성생명)과 김진수(74㎏.주택공사) 등 무려 10명이 눈병을 앓아 지난 달 29일 퇴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은 뒤 4일 오후 복귀할 예정이지만 완치되지 않은선수는 되돌려 보내기로 결정, 정상적인 훈련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유형에서도 2명의 선수가 4일 발병해 퇴촌하는 등 레슬링은 대표선수 대부분이 눈병을 앓아 메달 전선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 까 우려되고 있다. `효자 종목'으로 꼽히는 유도 역시 5명이 눈병을 앓고 있다. 금메달 유망주인 66㎏의 김형주와 73㎏급의 최용신(이상 마사회) 등 5명이 2일눈병때문에 선수촌을 떠나 치료를 받고 있다. 이밖에 여자하키 선수 2명과 여자 태권도 대표 1명 등도 3일 눈병으로 퇴촌하는등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아폴로 눈병' 환자들이 확산되자 태릉선수촌은 전염을 막기 위해 발병 선수들을 즉시 퇴출시켰으며 지난 2일에는 웨이트훈련장을 비롯해 선수촌 전역에 대대적인방역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방역작업 이후에도 눈병 환자가 발생하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아폴로 눈병은 첫 증상을 보인 뒤 3∼4일이 지나면 눈의 부기가 빠지고 눈곱과 결막 출혈, 통증 등이 크게 줄어 증상이 호전되지만 전염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완치 기간은 2주일 가량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치료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종합 2위 목표달성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