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황간.매곡.상촌 등 수해지역에 피부병과 눈병, 설사 등 수인성 전염병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4일 영동군보건소에 따르면 집을 잃고 임시거처에서 생활하는 이재민과 복구작업에 나선 군 장병을 중심으로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가려움이 심한 피부병과 눈병, 설사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5일째 물공급이 끊긴 황간면의 경우 수해 이튿날부터 1-2명씩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 3일 이후 하루 100여명이 보건지소를 찾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피부가 붉게 변하고 발진이 생기는가 하면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생기는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최종범 지소장은 "어제부터 피부병과 눈병, 설사 환자가 급증, 보건소가 보유한 항생제와 안약이 모두 바닥날 지경"이라며 "몸 씻을 물이 시급히 공급되지 않으면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200여명이 집단생활을 하는 매곡.상촌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오염된 환경에서 작업하는 주민들이 제대로 씻지 못해 피부병과 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이날 지역 의사회 등에 의료진과 약품지원을 긴급 요청,이들 지역으로 보냈다. 보건소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 속에 가축분뇨와 인분, 생활 쓰레기 등으로 오염된 물에서 복구작업을 하는 주민들이 제때 씻지 못해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되고 있다"며 "작업할 때는 긴 소매 옷을 입고 장갑과 장화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작업이 끝난 뒤에는 맑은 물로 눈을 헹궈 전염병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동=연합뉴스) 박병기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