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사상 최고의 폭우가 쏟아진 강원 영동지방에서 11개 고등학교가 임시휴교에 들어가 입시를 준비 중인 고3 수험생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3일 강원도 교육청에 따르면 강릉 동해 삼척 등의 11개 고등학교가 임시휴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강릉지역에서는 문성고 명륜고 주문진고 등 5개 고교가 휴교한 상태다. 문성고의 경우 학교 앞 진입로 1백50m가 토사로 뒤덮이는 등 피해를 입어 지난 2일 하루 휴교했다. 심교화 문성고 교장은 "학교시설 피해뿐 아니라 대부분의 가정이 태풍의 피해를 입어 당분간 학생들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상황"이라며 "특히 고3 학생들은 얼마 남지 않은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명륜고도 폭우로 인해 운동장이 패이고 학교 뒤편의 축대가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이 학교는 하룻동안 휴교한 뒤 이날부터 정상수업을 할 예정이었으나 2일 오전 학교 뒤편의 지변저수지가 붕괴될 조짐을 보여 정상수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명륜고 관계자는 "고3 학생들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수업을 해야 하는데 모든 게 엉망이어서 쉽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강원도 교육청 관계자는 "고3 학생들의 처지는 알지만 학교뿐 아니라 지역 전체가 수해를 입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피해지역 학생들의 수업료를 면제하고 교과서를 무상 지원해주는 것 외에는 아직 뾰족한 지원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강릉=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