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을 찾는 외래환자 10명 가운데 4명에게 주사제가 투여될 정도로 주사제 처방률이 외국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장 흔한 감기 진료에도 진료과 또는 의원별로 주사제나 항생제 처방비율이큰 차이를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2002년 1.4분기 EDI(전자문서교환)방식으로 약제비를 청구한 요양기관 2만7천575곳(전체의 78.4%)을 대상으로 약제급여 적정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3일 밝혔다. ◇주사제 및 항생제 처방비율 높아 이 결과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환자 방문횟수 중 주사제를 처방한 횟수는 전체 평균 36.5%이었고, 요양기관별로는 ▲의원 42.4% ▲종합전문요양기관(대형종합병원)6.1% ▲치과의원 0.1%의 순으로 나타났다. 심평원 관계자는 "미국의 주사제 처방률이 5% 안팎으로 보고된 것을 비롯해 외국과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의 처방률이 현저히 높다"며 "이는 주사제를 사용하는 오랜 의료관행이 누적돼 환자와 의사가 주사제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의료기관 방문횟수 중 항생제를 처방한 횟수는 ▲의원 37.7% ▲치과의원 15%, ▲종합전문요양기관 7.8% 등 이었다. 투약일당 약품비는 중증환자 비중이 높은 종합전문요양기관이 2천152원인데 비해 의원은 1천301원으로 조사됐고, 처방건당 약품비도 종합전문요양기관이 5만9천937원으로 의원(5천579원)의 10배를 넘었다. 원외 처방건당 평균 약품수는 ▲의원 4.7개 ▲종합병원 4.1개 ▲종합전문요양기관 3.5개 등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별 처방률 편차 심해 감기를 진료하는 경우 방문횟수당 주사제 처방률은 ▲일반외과(69.4%) ▲신경외과(65.3%) ▲정형외과(64.9%) 등 외과 과목에서 높게 나타난 반면 ▲소아과(21.4%) ▲이비인후과(37.1%) ▲가정의학과(41%) 등은 낮았다. 감기환자의 총투약일수 중 항생제 투약일수 비율은 ▲이비인후과(77.6%) ▲소아과(68.6%) ▲가정의학과(62.5%) 등이 높은 반면 ▲진단방사선과(28.6%) ▲재활의학과(41.5%) 등은 낮아 전문과목이 비전문과목 보다 항생제를 더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과의 감기환자 평균 주사제 처방율은 54.5%이지만 의원별로 편차가 심해 서울 종로구 G의원의 경우 처방율이 96.1%에 달했다. 심평원은 "감기에 대한 항생제 및 주사제 사용량이 의사들간에 편차가 심해 모든 환자에게 거의 일률적으로 100% 사용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거의 사용하지 않은 의원도 있었다"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 기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