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부산의 주요 경기장들 곳곳이 피해를 입어 아시안 게임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가 2일 긴급 조사에 나선 결과 하키경기장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을 포함한 여러 곳이 파손된 것을 비롯 주요 경기장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와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오는 23일 선수촌 개촌을 감안해 15일 이전에 모든 경기장 피해를 복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필요인력을 최대한 투입,개보수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대한 신속한 복구를 서두르는 만큼 현재로선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경기일정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판단이다. 부산시종합건설본부 조승호 부장은 "이번 주말에 태풍이 또 한차례 더 올까봐 초긴장 상태"라며 "제발 비켜가길 바란다"고 염원했다. 부산아시안게임 경기장수는 부산과 창원 울산 마산 양산 등 44개소.이중 이번 태풍으로 가장 심한 피해를 입은 곳은 부산 강서구 하키경기장. 최고 초속 40m로 몰아친 강풍에 관중석 지붕이 뜯겨 엿가락처럼 휘었다. 가로 24㎝,세로 20m의 지붕패널 중 4분의1 가량이 떨어져 나갔다. 오는 9일까지 완전복구하기 위해 현재 한창 공사중이다. 또다른 피해지역은 부산 연제구 거제동 아시아드 주경기장.지붕 외부막 25곳이 10㎝∼1m 가량 찢어졌다. 특히 동쪽 출입구 2곳은 1m 가량 찢어져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다. 북쪽 출입구 3곳에서는 10∼40㎝ 가량 찢어졌다. 지붕막 재료인 독일의 양면 코팅 유리직물이 골바람과 회오리 바람을 이기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