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경남 김해시 한림면 주민들은 수해 복구에 정신이 없는 가운데 지역 특산품인 딸기 모종을 구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한림면에서는 벼농사 이외에 3백가구가 넘는 농가에서 1백50㏊ 상당의 딸기농사로 소득을 올릴 정도로 딸기는 이 지역의 간판 농작물. 올 수해로 내년 딸기농사에 쓸 딸기 모종이 심어진 경작지 1백여㏊가 10여일 이상 물에 잠기면서 수백만포기의 딸기 모종이 모두 썩어 버리는 피해를 입었다. 딸기농가들은 수해로 집과 가재도구를 잃은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장 내년부터 생계수단을 걱정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 주민들은 경남도내는 물론 전남과 경북 등지의 딸기 모종 생산농가를 찾아다니며 딸기 모종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물에 잠긴 주택을 복구하느라 지쳤지만 주소득원인 딸기농사를 포기한다면 재기조차 힘들다는 생각에서 바쁜 복구작업 와중에 발품을 팔고 있는 것. 하지만 일부 딸기 모종업자들이 수해를 이용해 평소 거래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바람에 비싼 가격에 3백만∼4백만포기의 딸기 모종을 구했다. 다행히 딸기 모종 재배지가 물에 잠기면서 모종 부족사태로 인한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폭등할 것을 우려한 한림농협측이 침수 발생 3일째부터 주민들에게 공급해 줄 모종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이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 김해=김태현 기자 hyu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