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루사'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선 광주와 전남.북지역은 31일 오후 10시 현재 10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2명이 크게 다쳤으며 농경지 수천㏊가 물에 잠겼다. 전남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5시께 구례군 간전면 삼산리 ㈜영성잔디 사장 최영대(67.구례군 구례읍)씨가 잔디밭을 둘러보다 갑자기 불어난 인근 효곡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비슷한 시각 담양군 대전면 태봉리 진봉남(63)씨와 여수시 상암동 금강고려석고보드 구준희(41.여수시 상암동) 과장 등 2명이 무너진 담벼락 벽돌 더미에 깔려 숨졌다. 이날 오후 2시께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 팔영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앞 계곡에서곽정철(21.광주 북구 계림동)씨가, 고흥군 두원면 용반마을 소하천에서 송점종(67.농업)씨가 각각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등 모두 6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전북지역에서도 4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오후 6시 40분께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 정상진(68)씨가 축사를 살피다 무너진전신주에 감전돼 숨졌고 같은 시각 김제시 요촌동 동신아파트 앞을 지나던 신미자(42.여)씨와 김명숙(38.여)씨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담벼락에 깔려 신씨는 숨지고 김씨는 중상을 입었다. 오후 4시께는 남원시 산내면 중항리 정재순(65.여)씨가 마을 앞 계곡을 건너다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 한정수(44)씨도 물에 잠긴 굴착기를꺼내기 위해 하천에 들어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농경지 및 가옥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태풍이 전남지역을 관통하면서 집중호우가 쏟아진 고흥군 고흥읍에서는 고흥천이 범람, 저지대 주택 200여 가구가 침수돼 주민 300여명이 인근 학교와읍.면사무소로 대피했다. 또 고흥군 포두면 해창들녘이 물에 잠기는 등 광주.전남 지역에서만 모두 4천500여㏊의 농경지 침수됐다. 곡성지역에서는 주택 170여 가구가 침수돼 3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삼기면원등리 농협창고에 보관중인 벼 7천여 가마 등 모두 1만여 가마가 침수되는 피해를입었다. 여수시내는 안산파출소와 도원사거리.여수시청 1청사 앞 등 주요 도로가 침수됐고 돌산읍 금성리 생두부락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광주에서도 순간 최대풍속 초속 24.8m의 강풍이 몰아치면서 광주 북구 석곡동청풍공원 일대 도로가 침수되고 시내 가로수 수십 그루가 바람에 꺾이거나 쓰러졌다 전북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3시께 군산지방에 초속 2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시내 선양동 고지대 가옥 15가구의 지붕이 파손됐으며 담 10여곳이 무너졌다. 산사태도 발생해 88고속도로가 전면통제되고 있다. 오후 6시께 전북 남원시 인월면 88고속도로 지리산 톨게이트 부근에서 산사태가발생, 왕복 2차선 도로를 모두 덮어 차량통행이 금지됐다. 산사태 발생 당시 대구에서 광주방향으로 달리던 경남 71더 2619호 15인승 봉고승합차가 흘러내린 토사에 묻혀 운전자 차모(54)씨 등 일가족 4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도로공사는 현재 굴착기와 덤프트럭을 동원해 토사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토사량이 너무 많아 완전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주=연합뉴스) 김종량, 김재선 기자 jongr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