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루사'가 상륙하면서 경남지역에서도 강풍에 떨어진 간판이 차량을 덮쳐 2명이 숨지는 등 인명 및 재산피해가 속출했다. 31일 경남도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도내에는 평균 200㎜가넘는 많은 비가 내렸으며 지역별로는 하동 358㎜를 비롯 산청 311㎜, 창원 307㎜,통영 222㎜, 거제 219㎜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또 사상최악의 수해를 냈던 김해지역에 147㎜를 비롯하여 함안 249㎜, 합천 194㎜의 비가 내려 수재민들을 긴장시켰으나 다행히 2차 침수사태를 없었다.. 특히 많은 비와 함께 지역에 따라 초속 30m가 넘는 강풍이 국지적으로 불면서도내 곳곳에서 태풍피해가 잇따랐다. ▲인명피해 31일 오후 2시20분께 거창군 가조면 마상리 원우회 사무실 앞 1084번 지방도에서 도롯가에 설치된 대형 입간판이 강풍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면서 한전거창지점 소속 작업차량인 경남 82다 3953호 봉고 승합차(운전자 김병수.40.거창군 거창읍)의앞부분을 덮쳤다. 이 사고로 가조면에서 태풍으로 떨어진 고압선로를 보수한뒤 한전거창지점으로돌아 가던 한전 직원 운전자 김씨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정희균(33.거창군 거창읍)씨 등 2명이 숨졌다. 또 같은날 오전 11시10분께 사천시 동금동 우리만두앞 도로에서 박상순(33.여.사천시 향촌동)씨가 강풍에 날려온 간판에 머리를 맞아 중상,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독하다. 오전 11시30분께 진해시 이동 매립장 항공부대 관재탑앞에서 군부대 소유 컨테이너안에서 항공등화시설을 공사중이던 오수석(45.대구시 달성군 화원읍)씨 등 작업인부 3명이 컨테이너가 강풍에 날려 바다에 추락, 고립된 것을 출동한 119구급대가구조했다. ▲재산피해 이날 오후 3시께 고성군 거류면 9천여평의 수출농단에 설치된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파손됐으며 고성군 고성경찰서앞 국도14호선의 전주 6개가 넘어졌다. 같은날 오전 11시50분께 진해시 경화동 중부교회 첨탑이 강풍에 넘어져 주현숙(72.여)씨의 주택 지붕을 덮쳐 100만원상당(경찰 추산)의 재산피해를 냈으며 오전 10시20분께 같은동 상아빌라에서 빌라 우측의 외벽면이 붕괴되면서 벽돌 1천여개가 무너져내려 차량 및 주민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또 오전 10시께에는 함양군 안의면 금천리에서 도로에 있던 게시판이 넘어져 인근에 주차된 차량 4대가 파손됐으며 오전 7시45분께 통영시 무전동 통영경찰서에서는 조립식창고의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 2천여만원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주택 및 농경지 침수 오후 4시 현재 함양군 마천면 일대의 누적강우량이 486㎜를 기록하면서 농경지15㏊가 물에 잠기는 등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또 의령군 당동리에서는 마당천이 범람하면서 10여㏊의 농경지가 침수됐고 합천군에서는 합천읍 시장 일대가 침수피해를 겪고 있다. 오후 2시께에는 산청군 생초면 갈전리와 진해시 태평동 일대 10여가구의 주택이침수돼 거주하던 주민이 이웃집과 친척집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침수피해는 정확한 집계가 되지 않아 태풍이 동해안으로 빠져나간뒤 현장조사가 이뤄지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로통제 및 열차.여객선 운항중단 이날 오후 5시께 산청군 대전진주고속도로 산청터널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수백여t의 토사가 유출돼 상행선 2개차선이 심한 정체를 빚고 있으며 같은 시간 양산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18㎞와 27㎞지점에서는 도로가 침수돼 1개차선의 통행이제한되고 있다. 태풍 영향으로 초속 36m상당의 강한 바람이 불었던 오후 2시20분께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 길이 660m의 남해대교가 바람에 휘청거리면서 차량통행이 전면중단됐다 2시간20분만인 오후 4시40분께 통행이 재개됐다. 또 오후 2시께 산청군 금서-함양군 유림간 300m의 도로가 침수돼 차량통행이중단돼 경찰이 우회도로로 유도하는 등 도내에서는 도로 침수 및 토사 유출로 함양,거제, 양산지역 도로 5곳에 대해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열차운행중단도 잇따라 이날 오후 2시30분께 하동군 북천-횡천, 횡천-하동간 선로에서 500여t의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선로가 유실돼 오후 4시40분 순천발 부산도착통일호열차 등 이 구간을 경전선 상.하행 9개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 또 오후 3시30분께에는 진주시 가좌동 개양역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수십t의 토사가 흘러내렸으나 1시간여만에 복구하는 등 철도 피해도 잇따랐다. 이밖에 지난 30일 오후 태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남해안에서는 통영-욕지항로를비롯 13개 노선 20여척의 여객선과 63개노선 69개 도선의 운항이 이틀째 전면 중단되고 있다. ▲선박피해 이날 오후 4시10분께 경남 거제도 칠천도 북서방 2.5마일 해상에서 부산선적 5천t급 원양트롤선 신안호(선장 유봉식.42)와 파나마 국적의 화물선 로빈 보란자호(1만6천t)가 충돌, 신안호가 좌초됐다. 사고 당시 신안호에는 선원 15명이 타고 있었으나 현재 13명이 구조됐으며 해경은 배에 남아있는 선장 유씨와 기관장 박현(43)씨 등 2명에 대해 현재 구조작업을벌이고 있다. 해경은 높은 파도를 동반한 푹풍때문에 시야가 가려 서로 충돌한 것으로 보고정확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낮 12시께 통영시 산양읍 중화리 앞 해상에서 피항중인 억수호(1.62t)와 작은호(1.98t)호가 높은 파도에 침몰됐다. 또 오전 9시께 경남 거제시 남부면 쌍근 마을앞 해상에서 거제선적 덕양호(4.9t)가 폭풍에 떼밀려 전복됐다. ▲정전피해 한전 경남본부는 이날 하루동안 도내에서 9만4천여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한전은 긴급복구작업에 나서 이가운데 7만여가구에 대해 재송전했으나 나머지가구는 정전이 계속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오후 6시 현재 마산 7천120가구, 거제 6천654가구, 고성 5천455가구, 통영 3천200가구, 산청 1천100가구, 창원 850가구 등 모두 2만4천400여가구에 전기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전은 강한 바람으로 전신주가 넘어지거나 고압선로의 전깃줄이 풀리면서 정전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휴교 이번 태풍으로 김해교육청이 관할지역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등 김해지역 42개교를 비롯 도내 8개 시.군의 61개교가 임시휴교 또는 개학을 연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도교육청은 태풍 내습에 대비한 방제계획을 지역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전달하고 학생들의 등.하교길 안전지도 및 위험지대 접근금지, 외출 억제 등을 당부했다. bong@yna.co.kr (창원=연합뉴스) 황봉규.김영만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