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부대는 기지촌 주변 외국인 여성들의 성매매를 사실상 조장하고 포주나 인신매매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 기지촌 운동단체인 새움터의 김현선 대표는 29일 '미군 기지촌 성매매 실태와 성적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원탁토론회'에서 미국은 기지촌 주변 외국인 여성의 성매매에 책임이 있다며 이같은 내용의 편지 증언을 한 미군에게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미군이 보내온 편지를 소개하며 "미국은 한국의 인신매매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기지촌에서 일어나는 국가간 인신매매와 강요된 성매매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군 부대와 한국 정부가 서로 협력해 기지촌의 인신매매와 성매매 범죄를 조장하고 눈감아줬다는 증거는 수없이 많다"며 "인신매매 조직과 연결돼 있는 미군이 결혼을 명목으로 필리핀 여성들을 초청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미군 부대가 1999년까지 기지촌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성병 검진을 받는 보건소에 약품을 무료 제공했고 △성병에 걸린 미군과 관계한 여성을 보건소에서 의무적으로 치료하게 했으며 △성병 관련 책자를 외국인 여성에게 무료 배포한 점 등을 들었다. 김 대표는 "국제적 인신매매는 미군기지촌 지역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확산된 상태"라며 "한국의 인신매매 문제가 확대되는 과정에 미군이 깊이 개입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