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협의회가 28일 취합해 발표한 대학별 2005학년도 입시안에 대해 일선 고교 진학담당 교사와 수험생들은 "시험 부담은 여전한 데다 7차 교육과정과 연관된 제도 변경으로 혼란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또 "2005학년도에는 과목선택권이 확대됐음에도 수능 부담은 여전하고 학생부에서 요구하는 과목도 많아 오히려 부담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 K여고의 서모 교사는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들마다 다른 전형방식을 발표해 교사들도 적응하기 어렵다"며 "주요대학의 전형방식에 맞춰 학교별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밖에 없어 기존 대학입시와 달라진 점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 적성에 맞춰 선택을 자유롭게 한다는 게 7차교육과정 취지로 알고 있었는데 대학별 계획을 보면 '자율적 선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S고 최모 교사도 "2005학년도 입시안의 줄기가 과목 수를 줄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3+1 방식'으로 바뀐다면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어 수험생 부담을 얼마나 줄여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사는 "모집인원 모집유형 등이 올해말 발표되면 당장 내년에 심화선택과정을 골라야 할 학생과 입시지도 담당교사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 D고 강모군(16)은 "제도는 많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아직 정확히 모르겠고 갈피도 잡지 못하겠다"며 "바뀐 제도가 첫 적용되는 세대라는 점에서 부담스럽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 P여고 윤모양(17)은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빨리 결정해야 유리하다고 들었다"며 "내년엔 듣고 싶은 과목보다는 원하는 대학이 인정하는 것만 들어야 겠다"고 밝혔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윤지희 회장은 "늘어난 교과를 담당할 교사도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마다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업을 실시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7차 교육과정에 걸맞은 진학지도가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는 한 예전처럼 공교육붕괴 등의 교육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