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가 한일합방을 얼마 안남겨두고 친필로일제에 써준 공원 비석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서울시 공원녹지과 박인재 도시공원팀장은 27일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남산공원 숲속에 있는 '漢陽公園'이란 화강암 표석이 고종황제 친필 표석임을 관련 기록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1910년 5월19일 개원한 한양공원의 표석은 높이가 166cm로 본래 남산3호터널 입구쪽에 있다가 터널 공사로 현 위치인 중구 회현동 케이블카 승강장 인근의 공원 철조망 안쪽 7,8m 지점에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박 팀장은 "한일합방 국치일인 1910년 8월29일을 얼마 안남겨두고 고종이 국운이 다한 시점에 일제가 세운 공원의 편액을 아마도 마지못해 써준 것"이라며 "한양공원은 후에 조선신궁이 세워져 우리 민족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한 비운의 장소"라고말했다. 박 팀장은 파고다공원을 비롯, 서울시 도시공원 100년사를 조망한 박사학위 논문 '서울시 도시공원의 변천에 관한 연구'에 이같은 내용도 담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