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이 형식적인 자매결연, 문화교류 수준을 벗어나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자체들은 중국 시장개척단 활동은 기본이고 중국 현지 무역사무소 개설, 항공.여객노선 신설, 중국 통상전문팀 구성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인천시는 단둥 다롄 칭다오 톈진 등 동부권 도시들과의 교역확대를 위해 중국 거점형성에 나섰다. 이를 위해 무역협회와 공동으로 칭다오 인근 지역에 인천지역에서 생산된 소비재 물품을 전시 판매할 초대형 전시장을 조성키로 했다. 또 중국 단둥 경제합작구에 추진 중인 13만평 규모의 '인천 단둥 산업단지'의 분양을 최근 완료, 본격적인 단지조성에 들어갔다. 올들어 다롄 등 3개 지역 21개 업체와 수출상담회를 성공적으로 열어 약 30억원의 수출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중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현지에 무역사무소를 두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전남도는 중국 상하이에 무역사무소를 개설, 신규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또 해양수산부 교통부 등과 협의해 상하이∼목포간 카페리호 노선도 내년초까지 신설, 한.중간 경제교류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세웠다. 대구시는 상하이 칭다오 옌타이 등 기존 노선에 이어 베이징 선양 시안 등지로 섬유산업의 실크로드를 열 계획이다. 울산시도 중국 창춘이나 옌타이 등에 무역사무소를 설치,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의 시장개척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경제교류와 시장 조사 등을 전담할 태스크 포스팀 형식의 전문기구도 지자체에 속속 생기고 있다. 울산시는 10월 중 중국경제에 밝은 박사급 전문가를 기용해 한.중 경제교류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하반기 지자체의 중국 시장개척단 파견은 포스트 월드컵을 기반으로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오는 10월 울산시가 20여개 지역중소업체와 함께 창춘 다롄 상하이 하얼빈에 대한 대규모 시장개척활동을 벌인다. 같은달 광주시는 10개 업체로 구성된 중국 서부대개발 투자조사단을 파견한다. 전남도는 11월 광저우에서 시장개척활동을 벌이며 기초자치단체인 경기도 고양시는 오는 10월 20∼27일 중국 산둥 후난 윈난성으로 보낼 중소 수출업체 10여개사 모집에 들어갔다. 지자체마다 최소 1∼2건 이상의 중국시장 개척활동이 계획되어 있을 만큼 과열양상을 빚으면서 전문가들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상하이 옌타이 다롄 선양 등 중국의 이름난 경제특구 도시에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몰리면서 중복투자에 따른 예산낭비와 전시성 해외여행으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사무소 송명인 소장은 "중국은 이제 세계 중저가 시장의 생산기지로 탈바꿈해 한국을 급속히 추월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시장조사와 함께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한 상품으로 시장을 선별 공략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