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0mm의 비만 내려도 물바다를 이루던 부산이 500mm가 넘는 집중호우에도 끄떡 없었다'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줄기차게 쏟아진 집중호우에 경남 김해지역을 비롯해 전국이 물난리를 겪었지만 낙동강 최하류지역이면서도 별다른 수해 없이 넘어간 부산시는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기장군 실로암의 집이 산사태로 무너져 수용자 11명이 죽거나 부상했고 강서구 일대 농경지 1천160㏊가 침수됐지만 과거처럼 수많은 공장과 주택이 물에 잠겨 엄청난 재산피해를 보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이 이처럼 상습 침수지대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10여년 넘게 배수시설을 설치하고 하천정비, 수로.측구 정비, 도로.공장바닥을 높이는 등 장기간에 걸쳐대비책을 강구해 왔기때문이다. 시는 우선 지난 89년 태풍 주디 내습때 집중 호우로 사상공단 전역이 침수피해를 당하자 정부의 지원을 받아 덕천배수장과 감전2, 엄궁3 배수장을 잇따라 증설해저지대로 몰려드는 `빗물'을 낙동강으로 퍼낼 수 있었다. 사상공단의 경우 낙동강 수면 보다 더 낮아 배수장을 설치하기 이전에는 시간당20mm의 비만 와도 곳곳에서 도로와 공장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상습 침수피해지역이었다. 관할 사상구는 또 3∼4년전부터 관내 하수관거 퇴적물을 모두 준설했고 배수장이 설치돼 있는 유수지를 비워두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또 해운대구 반여동 장산시장 일원에서도 호우때마다 물바다를 이뤄 주민들이큰 불편을 겪었으나 이번 집중호우때는 지난 2월 설치한 반여배수펌프장의 덕을 톡톡히 봤다. 담당 직원 12명은 이번 호우때 수영천 수위가 급상승하자 펌프 4대를 풀가동,역류하는 하천수를 퍼냈다. 부산시와 관할 자치구.군은 또 공공근로요원을 서구 아미동과 중구 영주동, 영도구 남항동 등 고지대 및 저지대 재난위험 우려지역에 투입, 공공시설물 보수 작업을 마쳤다. 부산시는 지금까지 수영강 정비 등 17건의 하천정비 및 치수사업에만 1천48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지리적 특성상 낙동강이 범람하고 곳곳에서 침수나 산사태 등 심각한 수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따라서 체계적으로 수해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한 결과 이번 집중호우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심수화기자 ss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