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홍신자씨가 이끄는 '제8회 안성 죽산국제예술제'가 다음달 4-8일 열린다. 장소는 홍씨의 무용단 '웃는돌'의 터전인 안성시죽산면 용설리. 지난 96년 이래 무용.음악.행위예술.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전위작품들을 불러모아 실험예술의 장을 마련해온 이 행사는 재정난으로 지난해 행사 후 몇 년간 휴지기에 들어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행사는 계속되게 됐지만 이번에는 뜻하지 않은구제역으로 매년 6월 열리던 것이 9월로 미뤄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 행사 주제는 '순례'(Pilgrimage). 국내 15개팀, 해외 5개국 10개팀이 참가한다. 낮에는 용설리 소극장이, 밤에는 '웃는돌' 야외공연장이 무대로 쓰인다. 주공연은 인도 고전무용 '차우 댄스'이며 홍씨도 이 프로그램에서 4년만에 독무를 선보인다. '차우 댄스'는 인도 북부의 전통무용으로 사냥이나 전사(戰士) 같은 소재에서나왔으며 야성과 원시, 의식(儀式)적 요소가 강하다. 주로 남성들이 마스크를 쓰고추지만 이번 공연에는 여성으로는 이례적으로 이 춤의 대가로 꼽히는 마니샤 바가바가 출연한다. 음악의 비중이 높아 악사들도 함께 내한하며 공연작은 '사냥꾼' '삽타라티' 등. 또 일본 현대무용가 기쿠지 준코, 일본 팝밴드 샤미온, 춤.영화.건축.비디오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키는 미국 멀티미디어 예술가 필립 볼드윈, 중국 현대무용가 샤오 샹롱 등도 참가한다. 관객들의 계속되는 요청으로 홍씨가 선보일 독무작은 「인생이란...」. 지난해뉴욕에서 초연해 뉴욕 타임스로부터 "훌륭하고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호평받았던 「웃는 여자(The Woman Laughing)」를 새로 손질한 작품이다. 홍씨 자신의 인생역정을에피소드 형식으로 그린 작품으로, 홍씨는 "그간의 활동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난 정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이밖에도 손인영 김복련 등 무용가, 이윰 배삼식 등 미술가, 이정애이은주 등 사진작가 등이 참여한다. 홍씨를 비롯해 마니샤 바가바, 샤오 샹롱, 기쿠지 준코 등은 공연외에 워크숍도열며 행사 기간 깃발전, 사진전도 함께 열린다.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경기도, 안성시가 후원한다. ☎ (031) 675-0661.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