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집중호우로 농경지 침수가 계속되고 있어 올 벼농사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 열흘간의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4만㏊에 가까운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경남 김해지역의 경우 아직까지 물이 빠지지 않아 올 벼농사는 포기해야할 실정이다. 19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삭이 나올 시기에 벼가 4일 이상 침수되면 사실상쌀 수확량은 평균의 10%대로 떨어져 수확이 불가능하다. 농진청의 연구 결과 이삭이 나오기 전에 벼가 반탁수에 하루 침수되면 쌀 생산량은 3%가 감소하며 이틀이면 7%, 3일이면 21%, 4일이면 40%까지 감소한다. 그러나 이삭이 나올 시기에 벼가 침수될 경우에는 쌀 생산량은 급감해 하루 침수에 7%, 이틀에 35%, 3일 53%, 4일 82%까지 감소한다. 특히 반탁수가 아닌 햇빛이 거의 통과되지 않는 탁수나 기름이 섞인 탁수에 벼가 침수될 경우 이틀만에 생산량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결국 일주일이 넘게 침수 상태인 경남 김해 지역 논에서는 올해 사실상 수확을 포기해야할 실정이라고 농진청은 밝혔다. 벼 침수는 또 병해충 확산과 직결될 우려가 높아 농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집중호우 후 가장 우려되는 병해충은 벼 이삭도열병으로 강우 전에 출수가 된 조생종은 발병 우려가 낮지만 강우기간 이삭이 나온 중생종 벼는 일단 병 발생이 확인되면 급격한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침수된 논에 병균이 떠다니면서 병을 옮기는 잎집무늬마름병과 과거 경기도와 충남, 전남.북에 발생이 많았던 세균성 벼알마름병도 방제가 필요한 병이다. 또 집중호우가 지나간 다음 저온 현상이 지속되는 것도 벼농사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의 일조량이 평상시 하루 4∼5시간에 비해 1시간 수준으로 떨어짐과 동시에 기온도 20∼21℃에 머물러 이삭이 여물기 위해 필요한 30℃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일단 침수지역 논의 물을 뺀 다음 새물로 갈아주어 벼 뿌리의 활력을 높이는 동시에 병해충 방제 작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하지만 저온 현상만은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기 때문에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하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