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성 호우로 해안가 등 일부지역 강우량이 기상관측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부산지역은 폭우로 큰 피해를 냈다. 강한 구름대가 봉래산에 걸친 부산 영도는 9일 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기상관측후 최고인 무려 454.5㎜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부산지역엔 9일 평균 161.5㎜의 비가 쏟아졌다. 특히 영도구 등 일부지역은 새벽시간대 시간당 30-50㎜의 폭발적인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가 발생했다. 9일 오전 9시30분께 부산 영도구 청학1동 동사무소 뒤편 낙석방지망이 흘러내린 토사 무게를 견디다 못해 붕괴되면서 축대 아래 김모(60)씨의 슬레이트 가옥을 덮쳐 가옥이 반파됐고, 이에 앞서 오전 9시께 영도구 동삼2동 백경빌라와 군인관사 담장, 동삼1동 조양비치맨션 담장이 무너져 주차돼 있던 차량이 파손되는 등 영도구 관내에서만 5곳에서 축대 및 담장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또 오전 6시30분께 영도구 동삼2동 다세대 주택 3가구가 침수되는 등 영도구 관내 저지대 주택가와 도로 곳곳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영도구와 함께 시간당 20-30㎜의 폭우가 쏟아진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에서도 오후 1시5분께 기장군 기장읍 도로변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해운대와 기장간 국도 31호선 해동용궁사 앞도로와 국도 14호선 송정검문소 앞도로가 침수돼 차량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상습침수지역인 부산 동래구 온천천 연안교와 세병교도 오전 2시께부터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낙동강 하류 곳곳이 범람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서낙동강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오전 10시부터 녹산수문을 전면 개방했지만 상류로부터의 유입량이 워낙 많아 부산 강서구 녹산동 전체 농지의 절반가량인 220㏊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강서구 관내 김해평야 465㏊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강서구청은 만조가 되는 오후 6시께부터 바닷물의 역류를 막기 위해 녹산수문을 닫을 예정이어서 김해평야의 침수피해 면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가운데 오전 9시께 부산 금정구 금사동 동천밑 교각에서 잠자던 전모(47.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씨가 불어난 물때문에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다행히 구조됐으며, 오전 5시30분께 부산 북구 화명동 둔치에선 비닐하우스 농수로를 손보던 조모(47.부산 북구 구포동)씨가 역시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119 구조대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한편 경남 서부 내륙과 경북 내륙의 호우경보 및 호우주의보는 오전 11시30분해제됐지만, 경남 중부 내륙 및 부산을 포함한 경남해안엔 여전히 강한 구름대가 머물면서 호우경보가 발효돼 있어 비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