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다 보면 각종 노래경연대회에서 가수 못지 않은 노래 실력을 뽐내며 열창하는 주부들의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들이 TV에 나오게 된 사연은 제각각 다르다. 젊은 시절 못다한 꿈을 이루기위해 혹은 인생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용기를 낸 것. 토요일마다 주부 시청자들을 찾아가는 KBS 2TV「도전! 주부가요스타」(오전 9시30분)에서는 종종 암과 투병 중인 주부들이 참가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병마와 힘겹게 싸우면서도 삶의 의지를 다지며 무대에 선 이들의 모습은 같은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 이번 주「도전! 주부가요스타」(10일 방영)에 참가한 사는 주부 김근향(45)씨는 지난 98년 7월 유방암과 갑상선암을 동시에 선고 받고 깊은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라도 마냥 슬퍼하고만 있을 수 없었던 김씨는 지난5년간 두 차례에 걸친 대수술과 힘겨운 항암 치료를 받으며 꿋꿋하게 견뎌내왔다. 김씨는 얼마전 KBS에 자신의 사연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병원앞 나무 그늘에 앉아 푸른 나뭇잎을 만지면서 '언제나 싱그러운 푸른 잎을 띄우고 있는 너처럼 나도 푸르고 건강하게 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두배 세배 노력하면서 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됐지만 목에 또다시 혹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는 김씨는 "암으로 투병하는 환자들에게 격려와 희망을 주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7일 녹화에서 김씨는 혜은이의 `열정'을 율동까지 곁들여 불러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난 4월에도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던 주부 주순택(49)씨가 "자신의 병을 수발하느라 고생하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위해" 출연했고 지난 1월에는 자궁암투병 중이었던 주부 양애신(46)씨가 출연해 '주장원'에 입상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병생활에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연출을 맡은 권용택 PD는 "이들이 무대에서 열창하고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짐작하기 힘들다"면서 "자신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려는 주부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