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溫泉)이 어디 있습니까? 이 근처에는 흔한 목욕탕도 없습니다." 경기도 안산시 신길동을 통과하는 전철 4호선 신길온천역에서는 요즘 역명만 보고 온천하러 왔다 발길을 돌리는 외지인들이 많다. 역명과 관련한 이같은 해프닝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한 시화공단 주변 신길동63블록 일대에서 온천수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안산시는 지난 93년 현 전철역 부근에서 온천 발견신고를 접수하고 96년 수자원공사로부터 이 일대 1만5천평을 1백11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이 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개발이 불가능했으나 3년 후 개발제한구역에서 풀려났다. 시는 이에 따라 온천개발을 추진했으나 지난 2000년 감사원으로부터 주택단지로 조성하라는 명령을 받고 지금까지 사업추진을 미루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00년 7월 안산 중앙역에서 시흥시 오이도역까지 전철노선이 연장 개통되면서 시는 이 곳을 신길온천역으로 이름지었다. 온천개발을 염두에 두고 역명을 결정했지만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해 결국 '신길온천역에는 온천이 없는 꼴'이 된 셈. 철도청 관계자는 "신길온천역을 개통한 이후 서울 등지에서 온천욕을 즐기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아예 역 입구에 '온천이 없다'는 안내문을 붙였다"며 "온천을 개발하든지, 역 명칭을 변경하든지 둘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온천개발 타당성 검토를 위한 조사용역을 의뢰해 사업성 등을 검토한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