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을 시작으로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가 집계한 7일 오후 2시 현재 피해상황을 보면 9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도로 17곳, 하천 62곳 등이 유실돼 강원도 26억원, 경기도 16억1천여만원, 전북 6억6천여만원 등 전국적으로 50억6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이재민과 농경지 및 주택침수 피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인명피해 = 7일 오전 7시께 강원도 원주시 학성동 중앙초등학교 후문 축대가 붕괴되면서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1명이 매몰됐으며 같은날 오전 6시 40분께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신일2리 소하천에서 논물을 보던 이 마을 주민 고진홍(68)씨가 실족, 실종되는등 강원도에서만 2명이 매몰되고 4명이 실종됐다. 또 이날 오전 6시 30분께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2리 도력동 운곡천에서 이 마을 주민 전음전(60.여.농업)씨가 물에 빠져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전날인 6일 오후 3시께는 충북 괴산군 문광면 문법리 논둑에서 김명응(68)씨가배수작업을 하다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되고 같은날 오후 6시 30분께 전북 임실군덕치면 두지리 마을 앞 개울을 건너던 이 마을 주민 김춘곤(67)씨가 불어난 강물에휩쓸려 실종됐다 3시간여만에 숨진채 발견됐다. ◇이재민 = 6일 오후 8시 30분께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 새주막 마을에서 주택 3가구가침수되는 등 경북지역은 봉화군과 안동시 지역에서만 지금까지 12가구의 침수로 4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같은날 오전 11시 30분께는 부산시 서구 암남동 소년의 집 뒤편 축대가 무너지면서 주택 2채를 덮쳐 주민 4명이 인근 동사무소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경기지역에서도 지금까지 연천군 36명, 구리시 3명, 안양시 8명 등 15가구 47명이 주택 침수 등으로 마을회관과 이웃집 등으로 대피했다. 해당 자치단체 재해대책본부는 공무원 등을 동원, 이재민들에게 생필품과 취사도구 등을 긴급 지원하고 침수피해를 입은 주택의 물퍼내기 작업을 벌였으며 물이빠진 주택에 대해 방역활동을 전개했다. ◇주택 및 농경지.가축 피해 =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번 비로 서울을 포함, 전국적으로 5천400여가구의 주택이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경기도내에서 광주시 25채, 용인시 41채, 하남시 22채 등 10개 시.군에서 모두144채의 가옥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또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경기도 안성천 주변 안성시 성남동 저지대 주택 30여채가 침수됐다. 강원도에서도 지금까지 주택 48채가 파손되거나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농경지 피해면적도 갈수록 늘어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국적으로 1천여㏊가 넘는농경지가 물에 잠기거나 토사에 매몰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기도내에서는 부천시 390㏊, 파주시 306㏊, 연천군 89㏊ 등 11개 시.군 902㏊의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7일 오전 2시께는 경북 봉화군 상운면 하늘리에서 길이 120m, 높이 2m의 하천둑 일부가 무너져 내려 논 5천여㎡가 토사에 매몰되거나 침수되는 등 경북지역에서45㏊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으며 전북 임실과 순창지역에서도 160㏊가 침수됐다. 이밖에 6일 오후 6시께 전북 남원시 덕과면 용산리 배산마을 윤상호(60)씨 소유양계장이 침수돼 병아리 3만3천여마리(1천500만원 상당)가 폐사했으며 같은날 오후7시 50분께는 충남 공주시 유구읍 유구정수장에 벼락이 떨어져 이틀째 인근 지역에생활용수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도로.교량.철도유실 = 7일 오전 5시 30분께 강원도 태백시 구문소동 국도 31호선 한진버섯 농장앞 철암천이 범람하면서 차량통행이 중단됐으며 같은날 오전 5시 20분께 충북 단양군 적성면 하리 중앙고속도로 현곡터널 입구에서 50t의 토사가 도로위로 떨어져 교통이통제되고 있다. 또 이날 새벽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지방도 595호선과 매포읍 하시리 금수산 휴게소 앞 도로가 낙석으로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경기도내에서는 이날 오전 6시께 남양주시 조안동 능내리 서울 방향 봉안1터널∼2터널 2㎞ 구간이 침수돼 교통이 통제되고 같은 시각 성남시 수정구 신곡동 미52사단 비행단 앞 도로 40m가 침수돼 한때 교통이 통제되는 등 모두 8곳에서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이밖에 경북 봉화군 춘양면 소천1리에서 창애정삼거리까지 국도 36호선 400여m가 침수되는 등 경북지역 10곳에서도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으며 7일 오전 5시 20분께 충북 충주시 동량면 조동리 충주댐 우안도로에도 500t 가량의 돌더미가 굴러떨어져 군도 12호선 차량통행이 금지됐다. 이에 앞서 6일 오후 7시 40분께는 전북 임실군 성수면 오류역 부근 철길 100m가량의 지반이 침하돼 전라선 열차 운행이 4시간 가량 두절됐다. 7일 낮 12시를 기해 안성시와 평택시 안성천 일대와 남한강 여주대교 일원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항공기.여객선 결항 = 전국적으로 연안여객선 97개중 72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포항-울릉도 정기 여객선이 7일 오전까지 이틀째 운항이 중단돼 섬 주민과 피서.관광객 등 2천여명의 발길이 묶였다. 인천항을 출발하는 서해 백령.연평도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이날까지 3일째 중단됐으며 부산지역 연안여객선 운항도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서해안 섬지역 피서객 3천여명 등 각 도서지역에 머물고 있는 피서객들이 육지로 나오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7일 오전 6시 40분 김포발 김해행 대한항공 1101편이 비로 뜨지못하는 등 상당수 국내선 항공기가 결항됐다고 밝혔다. ◇강우량 = 전국에 호우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난 4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7일 오후 1시 현재 ▲서울 457㎜ ▲양평 419㎜ ▲철원 379㎜ ▲홍천 333㎜ ▲임실 236㎜ ▲대전 203㎜ ▲ 영주 282㎜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특히 원주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7∼8시 시간당 57.5㎜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8일까지 전국적으로 60∼200㎜,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것으로 예보했다. ◇재해당국 대책 = 중앙재해대책본부와 각 지자체 재해대책본부는 2만5천여명의 직원들을 비상근무하도록 지시한 상태에서 대형공사장 등 재해위험지구 8천400여곳에 대한 예찰활동을강화했다. 또 이재민에게 생필품 등을 긴급 지원하고 유실된 도로와 침수된 주택 등에 대한 응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재해대책본부는 앞으로도 많은 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무원들의 철저한 비상근무와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