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김포공항 '스카이시티몰'(옛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 조만간 영화관 예식장 등이 들어선다는 공사 안내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을씨년스러웠다. 김포공항 옛 국제선 2청사 재활용계획이 표류하고 있다. 당초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지만 투자할 사업자를 찾지 못해 계획을 대폭 축소한 데다 그 이후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도 8개월이상 걸리는 등 뒤뚱거리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선 항공운영에만 의존하고 있는 김포공항(한국공항공사)은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 '왕따'당한 스카이시티몰 =공사는 작년 3월 국제선 업무가 인천공항으로 넘어가면서 비게된 김포국제공항 2청사를 스카이시티몰이란 복합쇼핑센터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카이시티몰에는 면세점 쇼핑몰 등 9개 업종을 유치하기로 하고 두 차례에 걸쳐 입찰공고를 냈다. 하지만 지원 업체가 단 한 군데도 없어 두 번 모두 유찰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 당시 국유재산법에 따라 입찰조건에 청사의 임대기간을 3년으로 했었다"며 "이에 대해 업체들은 입주 뒤 2∼3년은 적자가 불가피한데 3년 임대로는 이익을 낼 수 없다는 이유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자 업종을 영화관 전자상가 예식장 등 3개로 대폭 줄이고 임대기간도 업종에 따라 10∼12년으로 늘렸다. 이후에도 민간투자자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사업자 선정이 계속 늦어지다가 작년 말에 겨우 선정했다. ◆ 빗나간 수요예측 =김포공항은 국제선을 운영할 때 면세점에서만 연간 4백억원의 임대수익을 올렸던 경험만 염두에 두고 스카이시티몰에도 면세점 계획을 포함시켰지만 무산됐다. 김포공항 관계자는 "국내선 고객만 상대로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용역기관의 초기 구상부터 잘못됐었다"면서 "면세점업계의 문의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핵심인 면세점 계획이 취소되고 사업추진 일정이 지연되면서 당초계획에 비춰 연간 1백억원대의 임대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김포공항은 국제선의 인천공항 이전으로 인해 항공분야외 수입이 연간 1천1백억원이나 감소하는 바람에 만성 적자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개발사업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이마저도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 ◆ 사업성도 '글쎄' =스카이시티몰은 올해 말 개장을 목표로 현재 1∼3층에 전자상가, 3층 영화관, 4층에 예식·연회장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당초 계획대로면 지금쯤 공사가 끝나야 하는데 공사계획도 빗나간 것이다. 예식장 사업자인 팔방건설 관계자는 "공사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수익이 기대만큼 나올지 걱정"이라며 "오는 12월께로 잡혀있는 개장 시점도 회사 사정으로 다소 늦춰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화관 사업자인 에듀코아 관계자도 "처음 2∼3년간은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