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변호사가 도박으로 거액을 탕진한 뒤 동료 변호사와 의뢰인 등 수십명으로부터 거액을 빌려 미국으로 도주,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 4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R법무법인에서 일하던 H변호사는 동료 변호사나 의뢰인 등으로부터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기까지 10억원 이상을 빌린 뒤 작년 10월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재 사기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 등 3곳에서 지명수배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8년부터 서울지법 판사로 근무하다가 1년만에 옷을 벗고 개업했던 H변호사는 당시 수억원의 도박빚을 지고 검찰조사를 받은 뒤에도 도박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오히려 빚을 갚기 위해 거액의 사채를 끌어다 쓴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는 현재 알려진 것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