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녀피살 미군 용의자 수사중 출국
한국 윤락여성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주한 미군 병사가 사건 수사중 미국으로 전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4일 경기도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3월 11일 의정부시 고산동 미군 부대 인근 유흥가에서 발생한 윤락녀 서모(당시 66)씨 피살사건을 그동안 미군측과 함께 수사를 벌였다.
양측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날 외출자 가운데 인상착의가 비슷한 5명의 미군에게 용의점을 두고 집중수사를 벌였으며 미군 수사대는 이들중 4명에 대해서는'용의점이 없다'는 수사결과와 신문내용 등을 그동안 수차례 경찰에 통보했다.
나머지 흑인 용의자 1명에 대해 미군 수사대는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다 10개월여가 지난 2001년 1월 이 용의자가 '미국에 근무중'이라는 사실을 통보해 왔다.
의정부경찰서에 통보된 미군 수사대 공문은 "용의자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같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용의점이 있어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공문은 ▲용의자의 일기장에 한국인 윤락여성을 살해하고 싶다는 환상과 욕망이 적혀 있다 ▲이 사실은 용의자의 여자 친구 신고로 알게 됐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미군 수사대는 이 흑인 병사의 용의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까지 수사의 진전내용을 통보하지 않아 수사에 소극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의정부경찰서 관계자는 "용의자 주변에 대한 탐문 수사에서 용의자는 사건 발생 한달이 지나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용의자 친구의 한국인 동거녀는 용의자의 송별회까지 한 것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수사대는 그러나 경찰에 보낸 공문에서 이 용의자가 '사건 발생 이틀 뒤' 출국했다고 밝혀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미2사단 최양도 공보관은 "사건 기록이 용산 미8군에 보관돼 있어 공식적인 답변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씨는 지난 2000년 3월 11일 오후 2시 50분께 의정부시 고산동 '캠프 스탠리'주변 2층 단칸방에서 숨진 채 집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서씨는 미군을 상대하는 윤락녀로 경찰조사에서 앞니 2개와 갈비뼈 20여개가 부러지고 장이 파열돼 과다 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수사에서 서씨는 전날밤 흑인 미군과 동행해 자기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고 밤에는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이웃에게 들렸다.
(의정부=연합뉴스) 박두호기자 d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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