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샐러리맨들이 갖는 억대 연봉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불과 3,4년전만 해도 대기업이나 은행 최고경영자, 의사, 변호사 등 일부 전문직종에 근무하는 사람 외에는 억대 연봉을 받는 이들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일을 한만큼 대우를 하는 성과급제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샐러리맨이나 영업맨들 중에서 거액 연봉을 손에 쥐는 이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나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는 회사측과 1년 단위의 연봉 계약을 맺는다. 따라서 업무 성과가 탁월한 사람들은 회사측에 거액 연봉을 떳떳하게 요구할 수 있다. 회사가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연봉 계약을 갱신할 때가 되면 최고경영자들은 긴장하게 된다. 특히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지닌 분야별 애널리스트들의 몸값은 대부분 1억원을 넘는다. 애널리스트들은 맡고 있는 업종과 개별 기업을 분석하는데 밤을 새우기 일쑤다.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주식 매매를 중계하는 브로커들은 계약에 비례해 수당을 받는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매매를 알선하는 전문가중에는 많게는 1년에 5억~10억원 가량의 수당을 받기도 한다. 주식 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 일선 지점에서 활동하는 증권사 직원중에도 연간 1억원 이상의 수입을 챙기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피나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성역을 쌓는 그들이지만 주식시장의 부침에 따라 웃고 울어야 하는 고달픈 생활을 반복해야 한다. 호황은 짧고 불황의 터널은 길기만 한 국내 증시 현실에 비춰볼 때 당장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마냥 행복하다고 볼 순 없다. 정규직 직원은 아니지만 마케팅 수완을 발휘해 1년에 1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두는 이들도 최근 들어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인 직종이 보험설계사. 예전에는 아줌마 부대로 불리웠다면 이제는 어엿한 세일즈 우먼으로 변신하게 설계사들이다. 시중 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저축성보험 중심의 보험시장이 보장성 보험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설계 판매능력을 갖춘 전문설계사들이 잇따라 억대 연봉 반열에 올랐다. 최근들어 남성 대졸 재무설계사들이 종신보험만을 파는 새로운 영업환경이 조성됐다. 재무설계사들이 억대 연봉을 받기 위해선 철저한 고객관리를 통해 1주일에 2,3건 가량의 보험계약을 유치해야 한다. 1년에 1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두는 보험설계사가 되려면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억대 연봉자들은 말한다. 수십번 수백번 보험영업일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린 이후에야 베테랑 영업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세일즈맨중에서도 억대 연봉 수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메이커당 억대 수입을 올리는 세일즈맨이 각사당 수십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세일즈맨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으려면 최소한 이틀에 한대를 팔아야 한다. 한대에 수천만원인 자동차를 이틀에 한대꼴로 팔기 위해선 잠재고객 수백명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가전세일즈맨도 마찬가지다. 억대 연봉을 받는 이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판매전단계부터 사후 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에서 고객을 철저히 만족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야 신뢰감이 생기고 이런 신뢰가 영업기반으로 이어진다. 고객 관리를 위해선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 해당 직종에서 탁월한 영업성과를 거두는 이들은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영업 직종 외에도 모든 분야에서 억대 연봉자는 나올 수 있다. 인터넷과 관련한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중에는 출중한 능력을 인정받아 프리렌서로 근무하면서 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챙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엔 부동산 컨설턴트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가들도 얼마든지 억대 연봉을 꿈꿀 수 있다. 억대 연봉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일하고, 일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면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