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의 한 대형 돈가스집에서 '돈가스 석사'가 나왔다. 화제의 주인공은 돈가스 전문점인 '사보텐' 명동점에서 조리장으로 일하는 한규상씨(31). 한씨는 '일식돈가스 전문점의 마케팅믹스에 대한 고객 요구도 분석'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에서 다음달 석사학위를 받는다. 돈가스 마케팅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씨는 사보텐 1호점(무교점)을 오픈하면서 겪었던 기존고객과 잠재고객의 비교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가게를 방문한 기존 고객들에겐 입지가 가장 중요한 반면 대학생 중심의 잠재고객 조사에서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결론을 얻었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한씨는 지난 98년 아워홈에 입사,단체급식 조리사로 일을 시작했다. 그의 관심분야는 2000년 사보텐 준비팀에 발탁되면서 자연스럽게 돈가스로 옮겨갔다. 논문 주제로 돈가스를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한씨는 박사 과정에선 식생활과 건강을 접목한 식이요법을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이다. 한씨는 "조리사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조리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며 "맛을 창조하는 예술가로서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무장하라는 가르침을 늘 마음에 품고 산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