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서울대 신임총장으로 확정된 정운찬 교수가 총장 공관 이주를 사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정 교수는 19일 총장 취임을 앞두고 공관에 이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악구 봉천동 산 8의 15에 위치한 서울대 총장공관은 연면적 2백여평 규모의 단층 건물로 지난 77년 6월 준공,총장들에게 제공돼왔다. 정 교수는 당분간 현재 살고 있는 강남구 일원동의 40평 아파트에 거주할 계획이지만, 외부 손님 초청 만찬 등 '의전적'업무로 학교와의 거리 문제 등이 제기될 경우 학교 인근에 50평대 전세 아파트를 구해 이주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 성향인 정 교수는 총장후보선거기간 총장권위의 상징인 공관에 이주하는 대신 공관을 허물고 부지를 재개발해 주택이 없는 교수들을 위한 임대아파트를 짓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었다. 당시 많은 교수들은 정 교수의 파격적인 공약에 대해 박수를 보냈지만 막상 총장후보로 당선된 뒤 공약을 이행할지 여부에는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경제학부 김대일 교수는 "신임 총장이 공관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학교 외부에는 신선하게 비춰질 것 같다"면서도 "정 교수가 평소 가볍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볼 때 공관이용을 사양한 것은 나름대로 생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