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높은 습도. 후텁지근한 한여름 밤이 계속되면서 매일 밤잠을 설치다 보니 아침에 눈을 뜨면온 몸이 찌뿌드드한 것이 상쾌함이란 온데간데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낮에는 졸리고 무기력해져 예전처럼 직장에서도 일에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열대야(熱帶夜)'란 하루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이어서 한밤에도 더위를느끼게 하는 기상현상으로 요즘처럼 연일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 이상인 무더운 날씨와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거나 끝난 뒤에 나타난다. 이때가 되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해 복사냉각 효과가 감소하면서한밤에도 매우 더워진다. 이런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잠들기가 어렵다는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을지대학병원 유제춘(柳濟春.정신과) 교수는 "외부 온도가 너무 높아지는 경우중추신경계가 흥분하게 되고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잠을 자더라도 자주 깨고 꿈을 꾸는 수면(REM 수면)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런 것들이 열대야로 인한 불면을 일으켜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하며 낮에는졸리고 무기력한 상태가 되는데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생기는 이런 증상을 `수면지연증후군'이라고 한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당연히 침실의 온도를덥지 않게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덥다고 에어컨을 밤새 켜놓으면 호흡기 계통이 건조해져 때아닌 여름 감기에 걸리기 쉽다. 에어컨을 1시간 이상 가동하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호흡기 계통이 건조해져 감기나 호흡기질환을 유발시킨다. 또 선풍기를 켠 채 잠을 자면 체온 저하나 질식사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만성 폐질환자나 어린이 노약자는 가급적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냉방장치를 켤 때는 젖은 수건으로 습도를 유지시켜 주고 미리 문을 활짝 열어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유 교수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으로 더위와 불면증 때문에 짜증을 내거나 시원한 것만 찾게 되면 우리 몸이 균형을 잃고 결국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며 "가족과 정담을 나누며 더위와 불면증을 이겨나가는 적극적이고 건강한 정신이 필요한때"라고 강조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