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국내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화학물질의배출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00년 한해동안 64종, 3만t의 유해 화학물질이 대기나 하천, 토양 등으로 배출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발표했다. 특히 이들 화학물질의 30% 정도가 발암물질과 내분비계 장애물질 등으로 나타나화학물질의 엄격한 배출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64종의 화학물질 가운데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발암물질은 벤젠과 염화비닐 등 5종(2천500t)으로 전체의 8.3%, 발암성 우려 물질은 9종(2천300t)으로 7.6%, 발암 가능성 물질은 17종(3천400t)으로 11.1%를 차지하는 등 전체의 27%가 암을 유발하거나 유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분비계 장애물질도 디프탈레이트 등 5종(636t)으로 전체의 2.1%를 차지,인체에 치명적인 이들 유해물질의 규제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를 위해 석유정제와 화학 등 23개 업종에 종사하는 종업원 100명 이상 업체 529개사를 대상으로 벤젠 등 80종의 물질에 대해 배출량을 보고토록했으며 전체 업체의 72.6%인 384개사가 공단내에 있고 배출량의 대부분인 86.3%가공단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연간 배출된 화학물질을 종류별로 보면 톨루엔(6천200t), 자일렌(3천700t), 아연화합물(2천600t) 등이며 전체 배출량의 78.8%가 대기로 배출됐다. 배출량이 많은 지역은 경북과 울산, 전남 등의 순이며 공단별 배출량은 포항공단, 여천공단, 울산석유공단 등의 순이다. 업종별로는 화학(34.1%)과 1차금속(26.2%) 등 2개 업종이 전체 유해물질의 60%를 배출했으며 이는 조사대상 업체수가 다른 업종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한편 환경부는 낭비되는 원료 화학물질을 기업 스스로 파악하고 결과를 정부와민간이 공유함으로써 기업의 자발적인 오염물질 저감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99년 처음으로 석유정제와 화학 2개 업종을 대상으로 배출량 조사제도를 실시했으며 2000년23개 업종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99년과 비교하면 석유정제 및 화학업종의 업체수와취급량은 1년전보다 23%가 늘었으나 배출량은 24%가 감소, 오염방지 시설의 개선을통한 배출량 감소에 이 제도가 기여한 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조사자료는 배출량의 단순한 수치일뿐 이들 유해물질이 지역 주민이나 환경에 실제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며 "이들 물질이 사람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위해성 평가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