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효소를 갖고 있어 가장 강력한 항생제로도 죽지 않는 '초(超)슈퍼 박테리아'가 국내 병원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이경원 정윤섭 교수팀은 2000∼2001년 전국 28개 종합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7천2백75명의 상처 부위에서 채취한 고름과 가래 등 가검물을 조사한 결과 6백54명에게서 현존하는 강력한 항생제인 카르파페넴에 내성을 보이는 새로운 녹농균과 에시네토균이 발견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또 82명의 가검물에는 이 항생제의 특정 성분을 파괴해 무력화시키는 'VIM-2'라는 효소가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녹농균과 에시네토균은 현재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가 이 균에 감염되면 패혈증 등의 증세로 숨질 수도 있다. 또 VIM-2 효소는 다른 세균에 침투해 그 세균을 내성균으로 바꾸기 때문에 특히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의료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