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베팅사회?' 경마 경륜에 이어 지난달 18일부터 경정(競艇)이 개막하면서 베팅에 죽고 사는 '꾼'들의 활동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경정은 자신이 선택한 모터 보트에 돈을 걸고 순위별로 당첨금을 받는 '제3의 레이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펼쳐진다. 그동안 주말만 손꼽아 기다려야 했던 '베팅 마니아'들은 경정이 본격화되면서 공백기의 아쉬움을 톡톡히 달래고 있다. 실제 개장 3주째였던 지난주 미사리 경기장에는 1만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몰려 경정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그대로 반영했다. 하지만 경정도 부작용이 적지 않다. 하루 베팅 금액만 최고 수천만에 이르고 있다는게 경정 운영본부 관계자의 귀띔이다. 경정이 본격적으로 레이스를 펼치면서 화요일과 수요일은 경정(미사리), 금요일은 경륜(잠실), 주말은 경마(과천)로 종목과 장소를 바꿔 가며 베팅하는 '꾼'들도 늘고 있다. 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주5일 베팅족(族)'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지난주 휴가를 맞아 경정장을 찾은 한승훈씨(29)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앉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몰린데 놀랐다"며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는 경기가 일주일에 무려 5일간 열린다는 것은 되돌아봐야 할 문제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