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11일 퇴임하는 자리에서 보험약가 인하정책에 반발한 국내외 제약사들의 장관 경질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전장관은 이날 배포한 `보건복지부장관직을 떠나며'라는 자료를 통해 "장관이 바뀌는 이유에 대해 어디에서도 분명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도와달라는 말 밖에없었다"며 "이는 최근 우리가 추진해온 건강보험재정 안정대책의 핵심적 내용이 보험약가제도의 개혁이었는데, 이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공정한 고통분담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의료계 수가를 인하했으며, 마지막 차례는 국내외 제약사의 고통분담이었다"며 "이에 대해 국내외 제약산업은 심각하게 저항했고 다양한 통로를 통한 압력을 행사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누가 장관을 맡는다 하더라도 이 과제의 성공적 수행없이 국민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보건복지정책을 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장관은 퇴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제약회사 관계자들이 전화를 해서 `그자리에 오래 있을 줄 아느냐'는 내용의 협박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장관은 그동안 특허기간이 만료된 오리지널 약품을 재평가해 약가를 낮추는 약효재평가사업과 고가약 사용억제책인 참조가격제를 추진해왔으며, 이 과정에서다국적제약사와 미국 통상관계자 등으로부터 통상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국적제약산업협회 관계자는 "복지부의 약가정책과 관련해 자의적으로진행되는 측면이 있어 투명성, 형평성, 일관성을 요구한 적은 있으나 장관 인사에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내정간섭에 해당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 장관이 의욕적으로 여러가지 개혁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관련 단체들의 반발과 저항을 견디지 못해 결국 중도하차한 것 같다"고말했다. 이 전장관은 노동운동가에서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을 거쳐 지난 1월29일 취임한후 한달간을 장관실에서 침대생활을 하면서 직원들을 독려하고 인사적체를 해소하는과감한 인사 등을 단행, 기존 관료들의 반발을 사왔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