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해군 소령이 전통주의 매력에 빠져 인생 항로를 바꾸게 됐다. 해군본부 조함단 전투함사업처에 근무하다 전역을 신청한 뒤 창업 연수교육을 받고 있는 배상대 소령(40)이 그 주인공이다. 배 소령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설돼 지난달 첫 신입생을 모집한 경북대 대학원 식품공학과 전통양조학 전공 과정에 응시,합격하면서 군인이 아닌 민간인의 길을 가게 된다. 해사 졸업 당시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고 16년여간 군 생활을 한 배 소령이 인생 항로를 바꾸게 된 것은 신문에 실린 짤막한 기사가 계기가 됐다. 평소 친형과 같이 지내는 고교 선배가 전북 장수에서 문화예술촌을 운영하는 것을 지켜봤던 배 소령은 경북대 대학원에 전통양조학 전공 과정이 개설됐다는 기사를 보고 '바로 이거다' 싶어 곧바로 전역을 신청하고 입시를 준비한 것이다. "3년 3개월만 더 근무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선·후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배 소령은 담담하기만 했다. 내년 6월에 전역하는 배 소령은 "전통 양조학을 공부한뒤 오미자와 갈근,칡 등 약초를 활용한 전통주를 만들고 싶다"면서 "특히 일본 등 외국유학 경험을 살려 전통주를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각광받는 술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 대학원의 전통양조학 전공은 지난 4월 동문인 국순당 배상면 회장이 전통주 발굴과 인력 양성을 위해 현금 1억원과 주식 5만주(10억원 상당)를 출연함에 따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설됐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