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씨는 각종 이권청탁 및 단순 증여 등 명목으로 기업체로부터 모두 47억8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홍업씨는 고교동창인 김성환씨 등을 통해 이권청탁과 함께 25억8천만원을 받고,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으로부터 대가성이 없는 돈 22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홍업씨가 99년 4-8월 S건설 전모 회장으로부터 신속히 화의인가를 받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3억원을 받고, 2000년 1월부터 작년 2월까지 부채를 탕감받도록 해달는 명목으로 전씨로부터 1억4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홍업씨가 전씨로부터 3억원을 추가로 받은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홍업씨는 재작년 12월 무역금융 사기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던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으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고 이 전 부회장이 불구속기소되자 5억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말했다. 또 S판지 유모 부사장으로부터 모범납세자 선정과 관련해 국세청에서 등급이 높은 상을 받도록 해달라는 명목으로 1억원을, 주택공사 오모 사장에게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내사 무마 명목으로 2천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업씨는 세무조사 무마 관련, 피자업체 M사 대표 정모씨로부터 1억7천만원을, 대출용 신용보증서 발급 알선 명목으로 P건설로부터도 1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홍업씨가 이권청탁과 상관 없이 정주영 전 명예회장 등으로부터 22억원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세금 5억8천만원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 특가법상 조세포탈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홍업씨는 98년부터 재작년 1월까지 정주영 전 회장으로부터 13차례에 걸쳐 16억원을 받았으며, 특히 세금회피를 위해 98년 7월 10만원짜리 헌 수표로 받은 '활동비'10억원을 서대문구 홍은동 집 베란다 창고에 숨기고 앞에 가구를 쌓아두는 수법으로 은닉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홍업씨는 99년 12월 당시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 김인주(현 삼성전자부사장)씨로부터도 5억원을 제공받고 S판지측으로부터도 1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특히 홍업씨가 S건설로부터 화의인가 및 부채탕감 알선 부탁을 받은 뒤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를 통해 D종금 청산인 이모씨를 통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해 청탁을 성사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홍업씨는 또 P건설의 청탁을 받고 손용문 전 신용보증기금 전무와 접촉해 신용보증서를 발급받도록 해주는 등 이권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