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관통해 엄청난 피해를 입힐 것으로우려됐던 제5호 태풍 '라마순(RAMMASUN)'의 세력이 예상보다 크게 약화됐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필리핀 마닐라 부근 해상에서 `소형' 열대폭풍(TS)으로 발생한 `라마순'은 7월2일 오후 `초대형'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 뒤 점차 북상하면서 3일 오후 `대형'의 `강'한 태풍, 5일 오전 `중형'의 `강'한 태풍에 이어 6일 오전 9시께에는 `소형'의 `약'한 열대폭풍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초대형'의 `강'한 태풍때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44m, 파도는 8∼12m에 각각 달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지녔던 `라마순'은 현재 최대풍속이 초속21m, 파도는 6∼8m로 약해졌다. 태풍이 약해진 이유는 `라마순'이 북상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채 `기력'을 점차 소진했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즉 `라마순'은 제주 남쪽 먼바다인 북위 30도 가량의 위치에 진출할 때까지 비교적 따뜻한 바다로부터 계속 에너지를 공급받으면서 세력을 확대했지만 북위 30도를 넘어서면서 대기나 해수면 온도가 현저히 낮아져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태에서 `라마순'은 계속 페달을 밟다가 멈춘 뒤에도 앞으로 달리는 자전거처럼 북상하면서 에너지를 점차 잃어 세력이 약화됐다는 것. 여기에 태풍이 북서진해 중국쪽을 향하다가 어느 지점에 이르면 북동쪽으로 방향을 트는 주요 요인이 되는 우리나라 일대의 편서풍도 `라마순'의 진로를 가로막으면서 세력을 떨어뜨리는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중심부 `태풍의 눈'과 또렷한 원형 형태를 유지해 온 `라마순'은 세력이 약화되면서 현재 그 형태를 잃어버린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라마순'이 일부 피해를 낸 데다 아직까지도 피해가 우려되지만 예상외로 세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수자원 공급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등의 긍정적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