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를 찾아온 환자는 여름만 되면 팔다리가 저린다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했다. 산후 조리를 잘못한 탓이려니 하고 방치해 두었다가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손목이 아파서 병원을 찾은 것이다. 그의 병명은 관절염이었다. 관절염은 겨울에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관절염의 원인을 대부분 한증(寒症)으로 본다. 따라서 여름에만 느끼는 통증을 관절염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여름에만 통증을 느끼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원래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서 겨울만 되면 주로 집안 생활을 했으며 또한 외출을 할 때에도 이중 삼중으로 추위를 막은 탓에 통증을 모르고 살았던 것이다. 반면 여름이 되면 노출을 하다보니 관절을 보호하지 못해 통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요즘처럼 대기가 불안정한 장마철에는 기압의 변화로 인해 관절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통증 유발 호르몬이 순환장애를 일으키면서 관절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런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탕약으로 기혈순환을 원활히 해주고 동시에 침,부항,마사지 등으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관절염을 치료하는 데에는 많은 약재가 사용되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초오다. 초오는 본래 미나리아재비과 초오속(草烏屬;Aconitum)에 속하는 약용 식물인 놋젓가락나물을 가리킨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보통 놋젓가락나물뿐만 아니라 이와 동일한 용도로 쓰이는 같은 속(屬)식물의 뿌리를 통틀어 초오라고 부르며 부자(附子)나 오두(烏頭)라고도 한다. 초오로 만든 탕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기혈순환을 원활히 해줄 뿐만 아니라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통증을 없애준다. 관절염 및 디스크에 효과가 좋으며 특히 류머티즘성 관절염 및 강직성 척추염에도 좋다. 강직성 척추염은 대개 6개월이면 치료가 되며 류머티즘성 관절염 및 기타 관절염도 1∼3개월이면 완치될 수 있다. 가벼운 관절염일 경우 입욕으로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온탕에서 아픈 부위를 찜질하거나 산책 등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관절염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김양진 신명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