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와 행정고시 2차 시험이 연이어 치러지면서 여름방학으로 비수기를 맞은 대학 하숙촌이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사시와 행시 2차 시험이 대학내에서 열리는데다 시험기간도 각각 4일과 6일이나돼 숙소를 필요로 하는 지방 수험생은 물론 심리적 안정을 필요로 하는 서울출신 수험생까지 고사장인 대학의 주변 하숙집을 임시 숙소로 정하기 때문이다. 2천400여명을 대상으로 1일부터 오는 6일까지 엿새간 행시 2차시험이 열리는 고려대학교의 경우, 주변 하숙집마다 2~3명의 수험생이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지방출신 수험생이지만, 서울 출신 중 일부도 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며 조바심을 내느니 걸어서 고사장에 도착할 수 있고 점심 도시락까지 제공한다는 이점 때문에 고대 주변의 하숙집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달 말 나흘간 4천700여명을 대상으로 2차 시험이 열린 사법시험의 경우에도, 고려대와 한양대 두 곳에서 나눠 열려, 이 지역 하숙집 주인들에게 짭짤한 부수입을 안겨줬다. 평균 임대료는 4일간 시험을 보는 사시의 경우 20만원선, 그리고 행시는 25만원선으로 하숙집 주인들은 지방학생들이 빠져나간 공백을 수험생 유치로 메우고 있다. 성북구 안암동 개운사 부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42.여)씨는 "닷새간 잠자리를 제공하고 도시락을 싸주는 조건으로 두 명에게 각각 25만원씩 받았다"며 "주위의 다른 하숙집에도 행시 수험생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