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만큼 환자를 깊은 절망의 수렁으로 밀어 넣는 질병도 드물다. 환자들은 '당뇨병'이라는 병명을 들은 그 날부터 평생 무거운 짐을 안고 다니게 된다. 얼마 전 30대 중반의 김모 여인이 죽을상을 하고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는 남편이 올해 초 직장에서 실시한 정기검진에서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친정 어머니가 당뇨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 얼마되지 않은 때여서 근심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친정 어머니가 10여년 넘게 당뇨로 고생을 하면서 좋다는 약은 모두 다 먹어봤다고 했다. 약을 쓸 때는 잠시 좋아진 듯하다가 다시 심해지기를 되풀이 하다보니 환자뿐만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던 식구들마저도 지쳐버렸다고 했다. 당뇨병은 흔히 합병증이 더욱 무서운 질병이라고 한다. 실제로 당뇨병이라고 해서 당장 사망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혈당을 조절하지 않을 경우 신체 곳곳에 합병증이 생기면서 큰 고통으로 생을 마감하게 하는 질병이다. 당뇨병이란 소변으로 당분이 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소갈'이라고 한다. 소갈증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폐장 비장 신장의 기능장애와 열에 의한 진액(津液)과 혈액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본다. 진액이나 혈액이 부족하게 되는 이유는 술을 과음하거나,단맛 짠맛 등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을 때,몹시 놀라거나 흥분하는 등 심한 정신적 자극,성호르몬의 과도한 소모,지방의 축적 등 매우 다양하다. 이 모든 요소들이 진액이나 혈액을 손상시켜 음기를 갉아먹고 내부적으로는 열이 나는 음허조열(陰虛燥熱)을 야기하여 소갈증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당뇨병은 췌장의 기능이 극히 떨어졌을 때 더욱 심해진다. 이때 양방에서는 대개 췌장을 자극하는 약물을 주입하거나 인슐린을 직접 복용하도록 하는데 이는 췌장을 더욱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은 다음에는 평생토록 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뇨병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바로 췌장의 기능을 되살려 인슐린 분비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췌장의 면역기능을 되살리려면 운동요법,식이요법 등을 병행해 환자 스스로가 혈당을 낮추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췌장의 면역기능을 되살리기 위한 탕약을 꾸준히 복용하면서 운동을 잊지 않는다면 혈당강하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당뇨병은 난치병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췌장의 면역기능을 되살린다면 당뇨병에서 탈출할 수 있다. 김양진 신명한의원 원장